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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고글-- 그래도 삶은 지속된다! |
 조회: 391
/ 추천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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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배경이 할렘가예요.
구멍이미지로 읽으면 재밌겠네요.
피터는 어느 공터에서 (말이 공터지 할렘의 나대지 그 자체네요. 여기 저기 버려진 문짝, 파인 구멍들, 구르는 바퀴,버려진 깡통...나름대로 의미있는 소품인듯 보입니다만...)
오토바이 고글을 줏어요. 그러다가 동네 큰형들이 나타나서 고글을 달라고 하고 뺏기지 않으려는 아이들과의 손에 땀을 쥐는 추격전이 펼쳐지고
결국은 고글은 피터와 그의 친구인 아키의 차지가 되지요.
처음 고글을 주운 사람은 피터에요.
오토바이 고글에 오토바이는 없는데 고글만으로도 그는 멋있다고 상상을 합니다.
(이 책에는 대개 메인은 없고 파트들만 있어요. 할렘의 불완전한 환경, 불안한 존재를 얘기하고 싶었는지?)
이건 피터가 꿀 수 있는 꿈이겠지요.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 건달로 보이는 애들의 위협때문에 그 즐거움은 잠시 유보됩니다.
고글을 뺏길 뻔 했으나 개 윌리가 고글을 들고 울타리 구멍으로 냅다 뛰고
(윌리라...will 삶의 의지를 얘기하려는 건 아닐까...불안한 상태라도 어쨌든 살아야한다면, 울타리에 작은 구멍하나쯤 나 있을테고...)
아이들도 도망쳐서 위험은 면했지요.
고비를 한번 더 넘겨 아키의 집 앞 계단에 와서 앉았어요.
도입부에서는 피터가 고글을 쓰고 이거 멋지잖니 하고 물을때 고개만 까닥이던 아키가
한판의 활극이 끝난 작품 말미에 가서는
"우리가 걔들 엿먹였지?" "야 이거 정말 멋지다." 하고 고글을 써 봅니다.
이 모험을 통해 아키에게도 미묘한 변화가 있는 듯 합니다. 보다 자신감있는, 보다 적극적인...
스토리는 활력이 넘치는데 그림은 가라앉아 있습니다. 빈민가의 생활이 그렇겠지요...
이 두아이들이 고글을 쓰고,혹은 은신처에서 배수관 구멍을 통해 바라봤을 세상은 어떠했을까요?
이 배수관 구멍을 통해 동그랗게 보여주는 바깥의 위험은 위험스럽다기 보다
오히려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보는 안도감을 주는 기능을 하네요.
유년기야 은신처에 숨을 수 있겠지만...성년이 되어서 이 흑인 아이들이 감내해야 하는 세상의 짐은 어떠할지..
그 안에서도 아이들은 꿈을 꾸고 슬퍼하고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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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08월 02일 05: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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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글쓴이: 이영수